"성인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그림자: 체중 증가와 대사증후군"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은 단순히 암이나 심장병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또 다른 위험 요소는 바로 체중 증가와 그로 인한 대사증후군이다. 특히 중장년층으로 접어드는 성인들에게 이 문제는 조용하지만 치명적인 건강 위협이 되고 있다. 체중이 늘어나면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함께 상승하고, 이러한 변화는 심혈관 질환, 당뇨병, 심지어 일부 암 발생 위험까지 높이는 복합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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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영석 교수는 "대사증후군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본인은 건강하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장기간 방치하면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 중 3가지 이상이 해당될 때 진단된다. 문제는 이 중 상당수가 평소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욱 정기적인 검진과 꾸준한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중년 이후 체내 대사 속도는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여기에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잦은 외식, 운동 부족 등이 겹치면서 체중 증가로 직결된다. 심지어 체중이 정상 범주라 하더라도 복부 비만이 있으면 대사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허리둘레가 남성은 90cm, 여성은 85cm를 넘으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혈당이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간다는 문제가 아니다. 이를 방치하면 동맥경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도 크게 상승한다. 게다가 최근 연구에서는 비알콜성 지방간, 심지어 일부 암 발생과도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무서운 대사증후군이지만 예방과 관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김지훈 교수는 "생활습관 교정이 가장 기본이자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첫 번째는 식습관 개선이다. 정제된 탄수화물과 당류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 과일, 통곡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두 번째는 꾸준한 운동이다. 일주일에 15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며, 근력 운동도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세 번째는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다. 수면 부족은 식욕 호르몬에 영향을 주어 체중 증가를 유발하고, 만성 스트레스는 복부지방을 늘리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실제 사례도 있다. 50대 직장인 박모 씨는 건강검진에서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고 생활습관을 대폭 바꿨다. 매일 저녁 30분씩 빠르게 걷기 시작했고, 야식과 군것질을 줄이며 아침식사도 챙겨 먹기 시작했다. 처음엔 2\~3kg 감량에 그쳤지만 1년 만에 10kg 가까이 체중을 줄였고, 혈압과 혈당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박 씨는 "약 먹기 전에 내 몸부터 바꾸자고 결심했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커서 놀랐다"고 말했다.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일은 단순히 병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지키는 일이다. 숨이 차지 않고 계단을 오를 수 있는 것, 아침에 가뿐하게 일어나는 것, 병원 대신 여행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이런 소소한 일상 속 행복이 건강관리의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다.

성인 건강은 나이를 먹는 것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조용히 다가오는 위험 신호에 민감해지고, 조금씩이라도 생활습관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쌓일 때 비로소 건강한 노후를 맞을 수 있다. 오늘도 수많은 성인들이 작은 실천을 통해 내일의 건강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