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업계는 수익성 면에서 뚜렷한 명암을 드러냈다. 전통적 5대 시중은행이 여전히 압도적인 규모의 이익을 기록했지만, 인터넷은행의 급성장세는 기존 판도를 흔들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한 이익의 숫자 그 이상을 의미한다.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 소비자 행태의 진화, 그리고 금리 정책의 영향까지 복합적으로 얽힌 흐름이 금융의 지형도를 재편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인터넷은행들의 실적 개선이다. 출범 초기만 해도 ‘기대주’에 불과했던 이들 은행은 이제 실질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토스뱅크의 흑자전환은 금융권 전체에 강한 신호를 보냈다. 단순한 수익 규모는 아직 시중은행에 못 미치지만, 성장세와 확장 가능성 면에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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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전통 은행들이 마주한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기존의 수익 모델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자이익 중심의 구조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비이자이익 확대, 디지털 전환,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등 다양한 전략을 꾀하고 있지만, 뚜렷한 차별화 없이는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5대 시중은행 간 실적 격차가 예전보다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이 순이익 1위를 지켰지만, 유일하게 이익이 감소한 은행이기도 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16%가 넘는 높은 증가율로 전통 강자들의 순위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외형적인 성장이 아니라, 내부적인 효율성과 전략적 방향성의 차이가 점점 수치로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비자의 관점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모바일 앱 중심의 뱅킹 경험, 간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빠른 대출 승인과 같은 요소들이 더 이상 부가 서비스가 아닌 기본 기대치로 자리잡았다. 이는 인터넷은행이 태생적으로 갖춘 강점이며, 시중은행들도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전사적인 IT 투자와 조직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금융산업은 여전히 규제가 강하고 보수적인 분야로 분류되지만, 변화의 흐름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깊이 있다. 특히 인공지능, 빅데이터, 오픈뱅킹 등 신기술이 접목되면서 ‘금융의 민주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역할도 단순한 ‘돈을 빌리고 맡기는 곳’에서 ‘고객의 전 생애 재무를 설계하는 파트너’로 확장되고 있다.
올해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단기적인 이익 경쟁보다는, 중장기적인 고객 기반 확보와 신뢰도 축적이 금융사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기존 은행들이 자본력과 인프라를 앞세워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아니면 유연성과 혁신성을 앞세운 인터넷은행들이 시장을 선도할지, 금융업계의 다음 챕터는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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