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건강의 또 다른 복병, 귀 건강을 지키는 법

 성인이 되면 건강 관리의 중심이 심장, 혈압, 혈당 같은 내부 장기에 쏠리기 쉽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감각 중 하나인 '청각' 역시 방심하면 금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현대인은 이어폰, 소음, 스트레스 등 귀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 귀 건강은 시력 못지않게 삶의 질과 직결되므로 평소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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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 손실은 초기에는 거의 자각하기 어렵다. 상대의 말이 잘 안 들리는 것이 아니라, 특정 단어나 소리가 어색하게 들리거나, TV 소리가 평소보다 작게 느껴지는 식으로 서서히 진행된다. 이 과정을 방치하면 소리 정보가 뇌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소음성 난청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어폰 사용 시간이 길어지고, 볼륨도 과도하게 높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2~35세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소음으로 인한 청력 손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상 속 습관부터 점검해야 한다. 첫째, 이어폰 볼륨은 최대 볼륨의 60% 이내로 유지하고 1시간 사용하면 반드시 10분 이상 귀를 쉬게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지하철, 버스처럼 주변 소음이 큰 공간에서는 무의식중에 소리를 더 키우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면봉으로 귀를 자주 파는 습관은 오히려 고막을 손상시키거나 귀지를 깊숙이 밀어 넣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귀지는 자연스럽게 배출되는 것이 정상적인 기능이다.

스트레스 역시 청력에 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내이의 혈류를 줄이고 청신경의 기능을 저하할 수 있다. 만성적인 긴장 상태가 이명(귀울림)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명상,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으로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명은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초기부터 생활습관 관리가 핵심이다.

영양소 섭취도 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A, C, E와 아연, 마그네슘 등이 청신경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비타민 B12 부족은 이명과 난청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내이의 혈액순환을 돕고 염증을 줄여줘 청력 유지에 긍정적이다. 고등어, 연어, 견과류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인 검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소음에 자주 노출되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40세 이후부터는 청력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력 저하는 조기 발견하면 보청기나 청능 훈련 등으로 일상생활의 불편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귀 건강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소리를 잘 듣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소리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음악과 자연의 소리를 즐길 수 있으며, 사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청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눈 건강을 위해 루테인을 챙기듯, 귀 건강 역시 생활 속에서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노후까지 활기차고 풍요로운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성인 건강 관리의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다. 몸속 장기뿐 아니라 눈, 귀처럼 외부와 소통하는 기관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야말로 진짜 건강 관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