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건강, '선택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

 최근 의료 현장에서 성인 건강을 둘러싼 중요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여러 시술들이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되면서 그 적용 범위와 활용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선택 가능한 치료법이 다양해졌지만, 정작 환자와 의료진이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데에는 여전히 제도적 장벽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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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고주파 치료다. 고주파 치료는 다양한 만성질환이나 종양 치료에서 조직을 정밀하게 제거하거나 응고시키는 데 활용되고 있다. 기존의 절개 수술에 비해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적다는 장점으로 많은 환자들이 선호하지만, 보험 적용 문제로 인해 일부 병원에서는 적극적으로 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통증과 회복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치료법임에도 불구하고 비급여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면 심리적,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비급여 관리 강화를 이유로 일부 치료법이 아예 의료현장에서 도태될 위기에 놓이기도 한다. 신경차단술, 체외 자기장 치료, 저주파 자극요법 등은 만성 통증 관리, 요실금, 근골격계 질환 등에 효과를 보여 왔지만, 관리 강화 조치 이후 의료기관의 도입이 위축되고 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제한된 치료법 속에서 고통을 감내하거나, 결국 수술 등 부담이 큰 선택지로 몰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의료 남용을 막기 위한 정책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된다. 무분별한 비급여 진료가 상업적으로 악용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시술이 난립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괄적인 규제 강화가 자칫 검증된 신의료기술까지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과학적 근거가 축적되어 학회 가이드라인에도 포함된 기술들까지 제한되면, 결국 그 피해는 환자가 감당해야 한다.

특히 성인 건강의 경우, 다양한 만성질환과 기능저하가 동반되기 때문에 표준화된 치료만으로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증상, 질환 진행 정도, 삶의 질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필요한데, 비급여 규제로 인해 선택권이 줄어드는 것은 의료 현장의 현실을 외면하는 셈이다.

대한내과학회 관계자는 “성인은 노화와 함께 질환 양상이 복합적이고 치료 목표 역시 기능 유지와 삶의 질 개선이 중심이 된다”며 “이럴수록 다양한 치료법의 병용과 맞춤형 접근이 중요하지만, 비급여 관리 강화로 오히려 획일적 치료만 남게 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후속 연구와 의료진 교육에도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신기술이 환자 치료에 적용되지 못하면 의료진 역시 해당 시술을 익히고 경험을 축적할 기회를 잃게 된다. 결과적으로 국내 의료 수준 전반의 발전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더구나 한국처럼 실손보험 가입 비율이 높은 나라에서는 비급여 시술이 실손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환자 접근성이 크게 좌우된다. 최근 일부 보험사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지급 거절을 늘리고 있고, 이에 따른 법적 분쟁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결국 환자들은 제도와 보험사의 줄다리기 속에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정부의 의료정책 방향은 환자의 건강권을 중심으로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 불필요한 시술 남용을 막는 기준 마련은 필요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축적되고 효과가 입증된 기술까지 동일선상에서 제한하는 건 과도하다. 의료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가 장기적으로 환자 선택권을 침해하고 한국 의료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지금 의료현장은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발전하고 있다. 성인 건강을 지키는 싸움에서 정부, 의료계, 보험업계가 함께 균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