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즐거움을 주는 산업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긴 시간의 개발과정, 수많은 시행착오, 그리고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갈등이 존재합니다. 특히 최근 네오플 노조가 본격적인 준법 투쟁에 돌입하며 제기한 문제는, 단순한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게임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를 되짚어보게 만듭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성과급’입니다. 네오플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성과로 역대급 매출을 달성했지만, 실제로 이 성과가 개발 인력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입니다. 기존에는 신규 타이틀에 대한 성과급(GI)이 지급됐지만, 이번에는 그 금액이 3분의 1 이상 줄어들었고,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설명도 부족했습니다. 이로 인해 조합원들은 수개월간 협의를 진행했고, 결국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검토하게 된 것입니다.
노조 측은 기존의 임의성과 불투명성을 없애기 위해 명확한 기준, 즉 '프로핏 쉐어(Profit Share)'를 제안했습니다. 연간 영업이익의 4%를 성과급으로 분배하자는 요구는 결코 무리한 것이 아닙니다. 이 방식은 이미 글로벌 IT 기업이나 게임사에서도 도입된 모델로, 회사의 성과가 직원들에게 직접적으로 환원된다는 점에서 동기 부여와 조직 내 신뢰도를 동시에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네오플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수차례의 조정이 결렬되었고, 조합원 93% 이상이 쟁의에 찬성하면서 노조는 6월 12일부터 본격적인 준법 투쟁에 들어갑니다. 야근 중단, 조기 출근 거부, 주말 업무 배제 등은 단순히 노동시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크런치 모드' 문화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이번 사례는 단순히 네오플 한 회사의 갈등에 그치지 않습니다. 개발자라는 직업이 갖는 창의적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언제나 '성과는 회사의 것, 리스크는 개인의 것'으로 전가되는 한국 게임산업 구조의 민낯이기도 합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반복되고 있는 게임업계의 ‘성과급 논란’은 이제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근본적인 재정비가 필요한 구조적 병폐로 봐야 합니다.
실제 많은 유저들은 네오플 게임을 통해 즐거움을 얻고 있고, 그 배경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개발자들의 노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한국 게임 산업의 경쟁력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창의성과 몰입이 필요한 분야일수록, 그에 맞는 정당한 보상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이야기하면 ‘성과 없이 보상만 요구한다’는 시선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이번 네오플 노조의 요구는 성과 없이 보상을 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성과를 냈지만 보상이 없다는 현실에 대한 항의입니다. 회사가 성장했다면 그 과실을 함께 나누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것이 선순환을 만드는 첫걸음이며, ‘노동이 존중받는 게임 산업’으로 가는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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