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9일 월요일

깊이를 더한 운의 미학, ‘카오스 오브 타워’의 유혹

 지하 깊숙한 곳, 어두운 타일 위를 누비는 한 명의 모험가. 매턴 무언가를 선택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단순한 구조 속에서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매우 아이러니한 고민을 안긴다. 운에 따라 결정되는 시스템이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카오스 오브 타워(Chaos of Tower)’는 단순한 클릭형 로그라이크가 아닌, 철저히 심리와 전략, 그리고 집요한 확률 설계가 얽힌 지하 탐험 게임이다.

다음 틱톡에 대한 정보는 이곳에서 확인해 보세요.


게임의 핵심은 매턴 선택하는 ‘문 하나’에 달려 있다. 겉으로 보기엔 전형적인 방 선택형 구조다. 세로 줄 중 하나를 선택하면, 해당 열의 방 셋 중 랜덤으로 한 곳에 들어간다. 방에는 몬스터, 함정, 회복, 보물 상자, 혹은 특별 이벤트가 존재한다. 이 중 어디에 떨어질지는 오직 확률에 달렸지만, ‘완전히 운’이라고만 단정짓기엔 허술한 틈이 있다. 유저는 이 틈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진짜 차이를 만들 수 있다.


각 방에 들어갈 때마다 체력과 자원이 소모되며, 몬스터와의 전투에서 능력치 차이에 따라 피해를 입는다. 하지만 이 게임의 묘미는 ‘전투’보다 그 전, 그리고 그 후에 있다. 예를 들어, 방 선택 전 화면 상단의 거울을 통해 일부 몬스터의 특수 능력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다음 선택을 결정짓는 핵심 단서다. “확률을 보는 눈”이 바로 이 게임의 스킬이며, 여기서 전략이 시작된다.


매턴 모이는 태양 에너지를 통해 캐릭터별 특수 능력을 발동할 수도 있다. 누군가는 위로만, 누군가는 무작위 방향으로 점프해 탈출한다. 겉보기에 단순하지만, 이 이동 수단조차 해당 턴의 생존 여부를 좌우할 만큼 절박하게 쓰인다. 특히 아이템 사용도 턴을 소모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엔 ‘방에 들어가느냐’ 혹은 ‘아이템을 쓰느냐’를 두고 도박을 벌이는 셈이다. 결국 선택지 하나하나가 플레이어의 손에 쥐어진 칼날이다.


게임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조각상’이라는 시스템이 열리며 진정한 확률 조작의 무대가 펼쳐진다. 조각상을 해금하면 이빨 모양의 유물들이 드롭되는데, 이 유물들은 특정 방의 등장 확률을 조정한다. 이를테면 ‘몬스터 방 출현 확률 -10%’, ‘보물 상자 +15%’ 식이다. 단순한 수치 같지만, 조합에 따라 게임의 흐름 자체가 바뀐다. 유저가 원하는 방을 의도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되면, 사실상 게임은 ‘운빨’이 아닌 ‘운 컨트롤’의 영역에 들어간다.


물론 이 과정은 절대 쉽지 않다. 유물을 손에 넣기 위해선 상점을 거쳐야 하고, 그 상점에서 살 아이템을 고르기 위한 자금도 필요하다. 자금은 금화를 통해 마련되며, 금화는 보물 상자에서 얻거나 몬스터 방을 클리어하고 나오는 보상에서 획득한다. 이 모든 흐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단순히 ‘이벤트 운 좋게 만나서 클리어!’라는 감상은 애초에 허락되지 않는다.


‘카오스 오브 타워’는 운에 모든 걸 맡기는 게임이 아니다. 오히려 주어진 확률을 어떻게 파악하고, 제한된 자원과 턴을 어떤 순서로 소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뀌는 계산의 게임이다. 한 칸 한 칸 내려갈 때마다 긴장을 놓을 수 없고, 작은 실수가 몇 턴 뒤에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온다. 운을 탓하면서도 동시에 스스로의 판단을 반성하게 만드는 묘한 구조다.


결국 이 게임의 진짜 재미는 ‘이긴다’는 결과가 아니라 ‘살아남는다’는 감각에서 온다. 한 턴을 더 버티기 위한 설계, 한 칸을 더 내려가기 위한 계산. 운이 중심인 게임이지만, 이토록 치밀한 심리전과 전략 설계가 들어있는 게임은 드물다. ‘카오스 오브 타워’는 확률을 ‘느끼는’ 게임이 아니라, 확률을 ‘읽는’ 게임이다. 그리고 그 차이가 이 게임을 특별하게 만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도전과 연결의 즐거움, 모두가 함께한 클라이밍 페스티벌의 열기

 도심 속 이색 스포츠로 자리잡은 클라이밍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실내에서 즐기는 볼더링은 복잡한 장비 없이 맨몸으로 도전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력적인 스포츠다. 최근 한 페스티벌 현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