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은 시작일 뿐” 성인 뼈 건강, 예방에서 시작해야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뼈 건강’이 단순한 노년층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대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중장년층부터 시작되는 뼈 손실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쉬우며, 골절이 발생한 이후에야 질환을 인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미 골절이 일어난 시점은 치료가 아닌 ‘관리’로 넘어가는 경계선입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핵심은 사전 예방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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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외 연구들은 골밀도가 낮지 않더라도 낙상 등 외부 요인에 의해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즉 골다공증이라는 진단보다 중요한 것은 낙상 위험, 근력 약화, 균형 감각 저하 등의 복합적인 요소입니다. 이는 특히 여성의 폐경기 이후나 남성의 70세 이후 시기에서 두드러지며, 체중 감소, 근육 손실, 비타민 D 결핍 등이 위험도를 높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성인은 뼈 건강을 ‘나이 들어서 챙겨야 하는 것’ 정도로 인식하고, 주기적인 검사나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항목에 골밀도 검사가 포함되지 않다 보니 조기 진단률도 낮은 편입니다. 이처럼 검진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층은 첫 골절을 경험한 이후에야 본격적인 치료에 나서게 되는데, 이는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저렴하고 효율적이라는 건강관리의 기본 원칙과 어긋납니다.

또한 의료 현장에서는 여전히 골흡수 억제제가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약물은 뼈의 손실을 막는 역할에는 효과적이지만, 이미 약화된 뼈를 다시 재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골형성 촉진제는 뼈를 새로 만들고 밀도를 증가시키는 데 특화되어 있으며, 특히 초고위험군에게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골절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이 약물을 사용하지만, 국내에서는 보험기준이 까다롭고 제한적이어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미국 골대사 전문가협회는 최근 골절을 경험한 환자 중 T점수가 -3.0 이하이거나 다발 골절 이력이 있는 경우 골형성 촉진제를 우선 사용하라고 권고합니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적극적 초기 치료’가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반면, 국내는 ‘실패한 뒤에야 교체’하는 소극적 방식에 머물고 있습니다.

뼈 건강의 관리 주체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병원에서 의사만이 챙기는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평소부터 근육량 유지, 칼슘과 비타민 D 섭취, 규칙적인 체중 부하 운동 등을 실천하는 생활 관리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골다공증 약을 먹으면 되겠지’라는 태도는 치료와 회복의 시간을 늦추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한 차례 골절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검사 확대와 치료제 접근성 개선, 그리고 개인의 생활습관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뼈는 조용히 약해지고, 한순간의 사고로 부서지지만, 다시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더욱 조기에,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이 바로 성인의 ‘뼈 건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