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8일 일요일

이명 치료의 새로운 지평, 과학과 예술의 만남

 이명은 단순히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귀뚜라미 소리처럼, 혹은 바람소리처럼 들리는 이명은 환자에게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고통을 안긴다. 특히 성인 환자들에게 이 증상은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생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밤에 잠을 설치고, 집중력이 저하되며,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문제는 이명이라는 증상이 매우 주관적이고 복잡해서 단순한 검사만으로 정확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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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소리를 없애는 데 있지 않다. 박시내 교수처럼 이명 치료를 연구해 온 전문가들은 환자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회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단순한 약물 처방이나 일회성 시술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꾸준한 상담, 생활습관 개선, 그리고 환자 개개인에 맞춘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 박 교수는 최근 디지털 치료 플랫폼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플랫폼은 진료 보조 도구로써 보다 많은 의료진이 이명 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지방이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도 환자들이 보다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이명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환자 스스로 이명을 지나치게 인식하게 되는 악순환이다. 박 교수는 “이명 소리를 자꾸 신경 쓰고 분석하려 하면 오히려 그 소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강조한다. 뇌가 소리를 학습하고 증폭시키기 때문에, 환자가 이명 소리를 덜 의식하도록 하는 심리치료적 접근도 병행된다. 인지행동치료, 이명 재훈련 치료(TRT), 명상, 이완요법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이명 치료는 단순한 의학적 처치를 넘어 신경과학, 심리학, 생활의학이 융합된 종합적 접근이 요구된다.


최근 열린 세계이명학회 학술대회에서는 박 교수가 직접 대회장을 맡아 한국 이비인후과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이 자리에는 31개국의 이명 연구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회장 입구에 전시된 ‘이명 완치’ 서예 작품은 참석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단순한 예술작품을 넘어, 의학과 문화, 그리고 환자의 소망이 담긴 선언처럼 여겨졌다. 박 교수는 "이명 치료는 과학·예술·나눔·리더십이 총동원되는 종합예술"이라며, 단 한 사람의 고통도 외면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드러냈다.


이명 환자 중 상당수는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다. 오랜 시간 동안 여러 병원을 전전해도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너무 고통스러웠던 이명이 사라졌을 때 얼마나 행복한지 저는 잘 압니다. 그래서 환자에게 절대 ‘못 고친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의 이런 태도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한편, 정부가 최근 비급여 진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명과 같은 만성질환 치료 분야에도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비급여 치료는 표준화하기 어려운 분야가 많아 일률적인 규제는 환자의 치료 기회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의료 다양성과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면서도 과잉 진료를 막을 수 있는 균형 잡힌 규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성인 건강을 위협하는 이명은 단순히 귀의 문제가 아니다. 뇌와 마음, 전신 건강이 모두 연결돼 있다. 앞으로 이명 치료는 더욱 융합적이고, 환자 중심적으로 발전해 갈 것이다. 박 교수가 꿈꾸는 디지털 플랫폼처럼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참여하는 맞춤형 치료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전히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료진의 의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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