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IP의 힘, 브랜드의 지형을 바꾸다”

 게임이 더 이상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서, 브랜드 전략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다양한 산업군에서 게임을 활용한 마케팅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실제로 게임 IP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브랜드들이 새로운 고객층을 유입시키고 매출 신장까지 이뤄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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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는 인기 게임 시리즈와의 협업을 통해 단숨에 유통 확장의 물꼬를 텄다. 협업 제품은 온라인 선발매 당일 품절 행진을 기록했고,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역시 오픈 첫날부터 대기 줄이 수십 미터에 달했다. 평소 주 고객층이었던 20대 남성뿐 아니라, 게임 팬인 여성 고객들의 구매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소비자 분포의 지형도 바꾸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굿즈를 넘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을 동시에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브랜드는 이 여세를 몰아 ‘게이머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오프라인 스토어 확장을 예고했다. 다음 스팟은 트렌드의 중심지로 떠오른 서울 성수동. 이곳에서는 단순 판매가 아닌, 게임 콘셉트 체험존과 커뮤니티 라운지를 함께 운영하며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릴 계획이다.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낸다. 일본에서는 유명 크리에이터와 공동 캠페인을 펼치며 Z세대 타깃 공략에 나섰고, 동남아 지역에서는 글로벌 게임사의 현지 유저 행사와 연계해 브랜드 노출을 확대하고 있다.

게임 기반 마케팅은 패션뿐 아니라 식음료, 뷰티, 리빙 등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 예로, 유명 게임 속 아이템을 콘셉트로 한 디저트 브랜드는 한정판 세트를 선보이며 ‘인증샷’을 중심으로 SNS 바이럴을 유도했다. 또 다른 기업은 게임 속 캐릭터를 모델로 기용한 룸스프레이를 내놓아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처럼 게임은 더 이상 마니아층의 취미로만 소비되지 않는다. 감정, 추억, 열정을 연결해주는 문화 아이콘으로 진화하며 산업 전반에 강한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 IP의 확장이 단순한 콜라보 트렌드가 아니라, 브랜드의 방향성과 정체성에 깊이 관여하는 ‘전략적 투자’라고 강조한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느끼는 친근감과 몰입도는 이제 게임 속 경험과도 긴밀히 연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히 이름만 빌리는 수준이 아닌 세계관과 유저 문화를 깊이 이해한 시도일수록 충성도 높은 팬층의 유입 효과가 크다.

게임과 브랜드의 접점은 이제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인 브랜딩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핵심은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느냐다. 단순한 유행 따라잡기를 넘어, 브랜드가 진짜 게이머들의 언어로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이것이 성패를 좌우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