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플레이의 감성을 입다 몰입형 공간과 패션의 융합

 현대의 게임은 더 이상 단순한 오락 그 이상이다. 플레이어는 단순히 조작을 넘어, 자신만의 세계관과 정체성을 스스로 구축하며 게임 안에서 하나의 ‘존재’로 살아간다. 이러한 흐름은 이제 현실 공간과 패션에도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임이 단순히 즐기는 콘텐츠를 넘어, 감각적 라이프스타일로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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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플레이 인필드(Play Infield)’는 게임과 라이프스타일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플레이 인필드’는 게임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패션, 예술, 체험 콘텐츠를 큐레이션한 공간으로, 실제 게임 콘셉트의 공간 연출은 물론, 게이머와 크리에이터를 위한 커뮤니티 허브로서의 역할도 병행한다. 단순한 브랜드 쇼룸이 아니라, 게임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의 ‘라이프 공간’이라는 점에서 기존 오프라인 리테일 공간과는 확연히 결을 달리한다.

이곳에서는 이스포츠 선수들의 훈련복에서 영감을 받은 테크웨어 기반 패션 브랜드, 복고풍 RPG 스타일을 모티브로 한 주얼리 레이블, 그리고 향수를 캐릭터 콘셉트에 따라 개발한 아트 퍼퓸까지 다채로운 협업 콘텐츠가 전개되고 있다. 그중 일부 브랜드는 게임 유저의 플레이 성향에 따라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게이밍 스타일 컨설팅’을 운영하며,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더욱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공간과 제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매장의 한쪽 벽면은 실제 게임 씬처럼 구성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으며, 방문자는 단순히 쇼핑을 넘어 하나의 게임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하게 된다. ‘체험형 공간’이라는 콘셉트를 충실히 구현한 셈이다.

운영사 관계자는 “우리는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매장을 만들고자 한 것이 아니라, 게임이라는 문화를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해 해석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크리에이터, 브랜드, 유저들과 협업하며 새로운 방식의 소통과 연결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급부상 중인 ‘게임 감성 소비’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단순한 캐릭터 콜라보를 넘어, 게이머의 정체성과 생활 패턴, 심리적 니즈까지 반영하는 콘텐츠가 점점 늘고 있다. 게임을 통해 구축한 세계관을 현실에서도 이어가고자 하는 이들의 욕구가, 패션과 공간을 통해 새로운 형태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취향 존중이 아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제안으로 자리잡아가는 단계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게임 산업 전반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이 더 이상 모니터 안에만 머물지 않는 시대. 이제는 그것을 입고, 걷고, 체험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